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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정사갤 사건은 이념싸움이 아니었다.

minkNine 2013. 7. 18. 11:55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쓴 노무현 전대통령의 유서를 비꼬아 만든 사과문

디씨인사이드에는 정치사회 갤러리 줄여 정사갤이라 부르며 하여 본인들을 보수라 자칭하는 사람들이 보여 정치 이야기(?)를 하는 게시판이 있다. 사실 정치 이야기 라고 할것도 없는것이 자신들의 의견과 반대되는 의견을 제시하는 사람들을 홍어 좌빨 전라디언 북한가라 기타 등등등 온갖 패륜적인 욕설을 퍼부어가며 요즘 부쩍 논란이 되는 일베의 모태쯤 되는 그런곳인데 그곳에서 살인사건이 났다.

 

 

처음엔 '두 남녀가 정치적인 입장으로 대립하다 전라 지역에 살고 있던 진보성향의 남자가 부산에 살고 있던 보수성향의 여성을 죽였다.' 정도로 알려진 이 사건은 사실 그 처음 첫단추 부터 잘못 꿰어졌으며 정사갤 눈팅을 자주하진 않지만 그 두사람의 논쟁을 그동안 지켜봐왔던 사람중 한사람으로서 이 사건에 대해 할말이 많다.

 

사건의 핵심들을 짚어 본다.

 

그 범행을 저지른 남성이 전라도 지역에 살고 있는건 맞다. 하지만, 그 남성이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으며 '광주는 폭동이라 해서 살려줄 필요가 없어 죽였다.' 라고 주장한건 허위자백이다. 사실 남자들만 많이 모여 있는 그런 커뮤니티에서 실제 자신이 여자이라고 밝히게 되면 많은 관심도 받지만, 또 관심의 두배정도 공격을 받는다. 보X아치부터 시작해서 온갖 성적인 모욕이나 성희롱성 발언들이 쏟아져 나오는데, 2011년 말쯤 혜성처럼 나타났던 고인은 자신이 여성이라는 사실을 밝히고 가족이나 기타 본인의 사진이나 신상정보를 인증하며 많은 남성 갤러들의 주목을 받게 되었다.

 

 

가해자는 특히나 그런 커뮤니티엔 여성도 드물고 그래서 신기하기도 한 호기심이었는지, 아니면 고인과 친해지고 싶은 생각이었는지, 아니면 무슨 생각이었는지 성희롱성 발언을 막 쏟아 내게 된다. 참다 못한 고인은, 욕설로 맞대응하기도 했고 결국은 그 가해자를 경찰서에 고소하게 된다. 그러자 가해자는 고인이 살고있는 지역의 관할 경찰서 까지 찾아가 경찰서 앞에서 사과문, 정사갤내에선 앙망문이라 부르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유서를 비꼬아 만든 사과글을 사진 찍어가며 용서를 빌게 된다. 하지만, 고인은 스토커도 아니고 소름끼치게 도대체 이게 뭐냐며 이럴줄 몰랏다고 더 펄쩍 뛰며 가해자를 더 몰아세웠고, 그렇게 서로의 관계는 앙금이 남은채 정리가 되는듯 보엿다.

 

 

그렇게 정리 되는가 싶더니, 그 이후로도 고인은 자신에게 안좋은 말을 하는 다른 사람들을 상대로 '너 고소할거야!' 라는 식의 말을 마구 갖다 퍼부었고, 그러다 갤러리 내에서 왕따가 되버린다. 그러자 가해자는 다시 또 기세가 등등해져 고인과 척을 지고 지내는 사람들과 합세해 온갖 인신모독성 발언을 마구 올리게 되고, 고인은 다시 또 가해자를 고소할거라 갤러리 내에서 공공연하게 공표하며, 그 뒤로 가해자와 피해자는 서로를 헐뜯고 비방하며 감정의 골은 점점 더 깊어졌다.

 

 

그러다, 가해자는 고인이 정사갤내에서 인증했던 고인의 주민등록증 인증사진, 고소장 인증사진, 진정서 인증사진을 발견하게 된다. 포스트잇으로 주민등록번호와 신상정보를 가린다고 가렷으나 주소와 실명이 제대로 가려지지 않던때가 있었고, 그렇게 알려진 개인정보를 기반으로 가해자는 피해자를 세* 술*녀라 운운하며 그녀가 살고 있는 지역과 핸드폰 번호, 그리고 그녀가 가입한 채팅사이트 프로필을 다음, 네이버, 네이트 뉴스 댓글마다 달고 다닌다. 그 행위는 올해 초부터 시작해서 4월 말일까지 지속되었다.

 

 

그 행위에 피해자는 고소와 욕설로 대응을 했고, 가해자 역시도 그 여자를 상대로 온갖 성적인 모독과 비하발언을 갖다 퍼부우며 그 둘의 관계는 이제 앙숙을 넘어선 둘중에 누가 하나가 사라져야지 끝나는 엄청난 싸움으로 번지게 된다. 급기야, 그 가해자는 정사갤내에서 모습을 감추게 된다. 그리고 기사상 알려진 사실로는 앙심을 품고 있던 가해자는 피해자의 집주변에 숙소를 잡고 피해자의 동선을 파악하고 7월 10일 범죄를 저질렀다.

 

 

범행후 몇일을 숨어 지내다 CCTV영상 덕분에 검거된 이 사건은 다음 단락에서 다룰것이지만 가해자와 피해자간 정치적인 대립은 전혀 없었으며 또한 가해자는 진보성향을 띄지도 않았다. 되려 가해자는 일베에 글을 올리기도 했고, 디씨인사이드 갤러리에 글을 올릴 당시 어쩔땐 홍어 전라디언을 운운하고 노무현 대통령을 비하하는 단어를 쓰거나 전두환을 찬양하고, 전라도 사람들은 죽여도 상관이 없다는 글을 공공연히 올리며 자신을 보수라 칭했다.

 

 

검거 후, 자신이 진보성향이라 보수성향을 가진 그녀가 광주 민주화 운동에 대한 망언을 내뱉는 바람에 본인이 참지못해 범죄를 저질렀다며 엄한 진보진영에 똥물을 갖다 퍼붓는다. 그의 자백은 허위자백이며, 가만히 있던 진보진영에 이런 똥물을 갖다 퍼붓는 행위는 상당히 불쾌하다.

 

'진보성향의 논리적인 정치글' 부분에서 한없는 실소가 나왔다.

 

 

 

 

 

 

 

 

지금 이 캡쳐본들은 가해자가 디씨인 사이드내에 올렷던 글들을 일부 캡쳐한 내용이다. 처음 이 사건이 발표가 되고, 인터넷 여론들이 이리저리 술렁거리며 정치적 이념때문에 살인사건이 벌어졋다며 진보진영에 똥물을 퍼붓는 자칭 보수들을 보며 한없는 실소가 터져 나왔다. 아래 캡쳐 두장은 2012년 초반, 가해자와 피해자간의 그런 극악한 상황이 벌어지게 된 원인쯤 되는 사례를 볼수 있는 가해자가 남긴 게시글이고 그 위쪽으로 올라와 있는 캡쳐는 가해자가 그동안 정사갤에 남긴 게시글중에 일부이다.

 

 

과연 저게 정상적인, 논리적인 정치적 게시글인가? 친노, 진보 성향의 글을 남겨? 진보진영의 사람이 노무현 지지자들에게 있어선 보기만해도 듣기만 해도 피가 거꾸로 도는 노무현 전대통령의 유서를 저렇게 비꼬아가며 사과문을 만들고 부관참시를 하자는 이야기를 하나? 그래서 김대중 전대통령을 핵펭귄이라 칭하며 욕하고? 논리적인 게시글이 피해자의 사진을 보며 자위를 한다는 글을 남기고, 사정이 안된다. 다른 사진으로 갈아타야 되겟다 라는 글을 남기는건가? 요즘 어떻게 해야지 글을 조금더 논리적으로, 체계적으로 적어볼수 있을까? 고민하게 되는데 저런식으로 글남기면 나도 논리적인 사람이 되는건가?

 

 

가해자가 질러 놓은 피해자를 향한 악성 댓글과 글들 대부분이 사라졋지만, 가해자와 피해자가 그동안 남긴 게시글들중 남아있는 것들을 정리해 보면 가해자도 그리고 피해자도 서로 정치적인 입장이 같았으면 같았지 서로 다르지는 않았다. 가해자와 고인 모두는 공통적으로 논리적인 정치글들을 쓰지도 않았으며, 공통적으로 자칭 보수들의 입에서 나오는 단어들이 발견되었고, 서로 엄청난 싸움을 하고 지냈으며, 피해자는 사진, 혹은 개인 신상정보를 인증해가며 친목을 다졋다.

 

 

내가 그녀의 죽음을 합리화 하는건 절대 아니다. 다만 내가 한없이 불쾌하고 문제 삼고 지적 하고자 하는건 오롯이 가해자의 비뚤어진 생각과 인격으로 인해 벌어진 이 사건을 단지 정치적 이념이 달라 살인까지 일어난 일이라며 진보진영의 문제인것 처럼 매도해서 욕하지 마라는것이다. 또한 아닌 밤중에 날벼락도 아닌것이 억울하게 이 세상을 등진 사람의 넋에다 대고 위로는 못해줄 망정, 악성 댓글은 달지 않았으면 싶다.

 

 

각종 언론들은 사실관계도 제대로 파악하지도 않은채, 진보-보수의 싸움으로 몰아가고 있으며 네티즌들 사이에서도 진보와 보수의 싸움으로 몰려가고 있는듯 하다. 그런쪽으로 몰고 가지도 않았으면 하는 바램도 있으며 이 싸움은 전혀 진보와 보수의 싸움도 아니었으며 개인원한 때문에 일어난 일이다. 정치적인 이념을 떠나서, 사람의 목숨을 가지고 큰일을 저지른 이 죄는 그 어떤 것으로도 용서 받을수 없는 범죄이다.

 

 

언론에서 진보-보수과의 싸움이라며 이런 싸움을 부추기는 이 사건을 비추어 봐서 앞으로 이런 범죄들이 더욱더 가속될것만 같다. 안그래도 좁은 땅덩어리가 절반으로 분단되어 있는것도 참 슬픈일인데 그 반 나눠진 나라 안에서도 서로 동서로 양분되어 서로가 서로에게 날카로운 칼을 겨누며 증오심만을 키우고 있다. 홍어, 좌빨, 전라디언, 대구통구이 이런식으로 서로 입에 담지도 못할 패륜적인 말들을 내 뱉어가며 서로의 증오심만 키우고 있는 상태인데 이 사건을 빌어 이제 더이상 동-서간의 증오심만 부추기고 있는 인격 모독성 논쟁은 그만두고 서로의 정치적 입장을 인정해가며 보담을건 보담아가며 그렇게 화합해야 하지 않나 싶다.

 

이사건을 비추어 보며 드는 생각...

 

앞에도 이야기 했지만, 그리고 이 사건이 진보-보수의 싸움이라며 진보 보수의 싸움을 부추기는 헤프닝을 겪으며 드는 생각이 있었다. 도대체 왜 이렇게 좁은 땅덩이에서 단지 정치적인 입장이 다르다해서 인격모독식 발언들이 와가야 하는걸까? 서로의 입장을 존중 할수는 없는걸까? 라는 생각이 퍼특 든다.

 

 

꼭 이런 이야기 하면, 나더러 전라디언이라고 니 조상중에 누가 전라도 피가 섞였다 욕을하는 사람들이 나오는데 나는 내인생의 2/3를 경상도에서 자라왔고 나머지 1/3을 각각 청주에서 3년 인천에서 남은 몫의 시간동안 지내고 있다. 내가 처음 단지 정치적인 입장이 다르다 해서 종북 좌파 북한가라 빨갱아 소리를 들었던건 6년전 촛불집회 때문이었다.

 

 

단지 아닌건 아니라고 이야기 해야 할것 같아서 거리로 나갔는데 자신을 보수라고 칭하는 사람이 달려 들어 종북좌파 빨갱아! 북한에나 가라 라는 소리를 했었다. 그전에는 정치에 관심도 없었고 그저 투표날 되면 투표장 가서 아무번호나 찍고 나와 출근 했던 나로서는 그런 말들이 그전부터 존재하고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말을 처음들은 그날밤 도대체 그 단어의 뜻은 무엇인지, 인터넷 검색을 해보고 이리저리 찾아 다녀보며 충격적이다 못해 머리를 망치로 맞은듯 멍했다. 그날밤 핑핑 울면서 사이트 관리자에게 저런말을 좀 금칙어로 지정해주면 안되느냐고 10분을 전화기를 붙잡고 싸웠나보다.

 

 

매번 정치적인 입장이 다르면 종북 좌파 홍어냄새 전라디언 이런 소리 이제 몇 수십 수백 수천번 들어 먹어서 별로 감흥도 안오고, 그래 너희들은 떠들어라 나만 아니면 되지 라는 생각으로 두손 두발 다 들고 있던 나로서는 앞으로 이런식의 편가르기식 싸움이 계속 되는 한 정말 저런식의 정치적 입장이 다른데 앙심을 품은 범죄가 일어나지 않을까 라는 우려도 든다.

 

 

무작정적인 색깔론을 들먹거리는 국정원 직원을 제외하고는, 진보든 보수든 더 좋은 나라를 꿈꾸는데는 공통점이 있다고 본다. 결국 그 귀결점은 같음에도 불구하고 서로가 서로에게 날카로운 칼날을 겨누며 어느 누구도 이길수 없는 싸움을 그만두어야 하지 않을까? 그 어떤 이유를 대서라도 용서할수 없는 살인사건에 정치적인 프레임이 덧데어지고, 또 거기에 갑론을박 해가며 싸우는 네티즌들도 너무 안타깝지만, 지금 이렇게 변해버린 사회, 정치가 선량한 국민들을 서로에게 칼을 겨누게 만드는거 같기도 해서 너무 안타깝다.

 

 

 

출처 : 자유토론
글쓴이 : 난 아직도 ing 원글보기